민사

배우자는 용서해도 상대방은 못 넘어가겠다면 — 상간자 손해배상의 조건

2026.07.28

배우자는 용서해도 상대방은 못 넘어가겠다면 — 상간자 손해배상의 조건

배우자의 외도를 겪은 분들 중에는 "배우자와는 어떻게든 관계를 정리하더라도, 상대방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부정행위에 가담한 제3자, 이른바 상간자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경우에나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 요건과 함정을 짚어보겠습니다.

 

상간자 손해배상이란

 

혼인한 부부는 서로에 대해 정조를 지킬 의무를 부담합니다. 여기에 제3자가 끼어들어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했다면, 이는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가 되어 위자료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때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는 함께 책임지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배우자는 용서하고 상간자만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첫 번째 관문 — 상대가 '기혼자임을 알았는가'

 

여기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방어가 "상대방이 유부남·유부녀인 줄 몰랐다"는 주장입니다. 상간자의 책임이 인정되려면 그 사람이 상대가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았거나, 적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어야 합니다. 정말로 기혼 사실을 몰랐고 알 수도 없었던 상황이라면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다만 현실에서 이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함께 보낸 기간, 나눈 대화 내용, 주변 정황 등을 종합해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책임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상대가 기혼임을 인식했다고 볼 만한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두 번째 관문 — 이미 파탄된 뒤였다면

 

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부부 사이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깨진 뒤에 시작된 관계라면,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 후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한 관계를 맺더라도 이를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이때 재판상 이혼 청구가 진행 중인지 아닌지는 결론을 달리할 사정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즉 오랜 별거 등으로 사실상 혼인이 껍데기만 남은 상태였다면, 서류상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상간자에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상간소송의 승패는 "부정행위 당시 그 혼인이 아직 살아 있는 관계였는가"에 크게 좌우됩니다. 청구하는 쪽은 혼인이 유지되고 있었음을, 방어하는 쪽은 이미 파탄된 뒤였음을 다투게 됩니다.

 

 

위자료는 얼마나,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

 

위자료 액수는 정해진 금액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혼인 기간, 자녀의 유무, 부정행위의 정도와 기간, 혼인 파탄에 이른 경위 등을 종합해 사안마다 다르게 정해집니다.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하실 것은 기한입니다. 이런 손해배상 청구는 부정행위와 상대방을 안 날부터 3년, 또는 부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할 수 없으므로(민법 제766조),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법률상 혼인이 유지되고 있었고, 상대가 기혼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며, 그 관계가 아직 파탄되지 않은 부부생활을 침해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결국 상대의 인식과 혼인의 실질적 상태를 둘러싼 증거 싸움인 셈입니다. 앞서 외도 증거 수집 칼럼에서 짚었듯, 이때 증거를 어떻게 확보했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처음부터 적법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간자 손해배상이나 이혼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대연 법률사무소의 다른 칼럼과 업무사례도 함께 살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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