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양육비 안 준다고 아이를 못 보게 할 수 있을까 — 면접교섭권 바로 알기

2026.07.28

양육비 안 준다고 아이를 못 보게 할 수 있을까 — 면접교섭권 바로 알기

이혼 후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는 부모가 자녀를 만나는 문제만큼 감정이 얽히는 것도 드뭅니다. "양육비도 제대로 안 주면서 무슨 면접이냐"며 아이를 보여주지 않거나, 반대로 만남을 막는 상대에게 양육비로 맞서려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 대응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면접교섭권이 무엇이고 어떻게 지켜지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면접교섭권은 부모의 권리이자 '아이의 권리'입니다

 

면접교섭권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그 자녀가 서로 만나거나 전화·편지·화상 등으로 교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비양육 부모만의 권리가 아니라 자녀 자신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헤어지더라도 아이가 양쪽 부모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서로 맞바꿀 수 없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겠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못 만나게 하는 것도, 반대로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끊는 것도 모두 허용되지 않습니다. 양육비 지급 의무와 면접교섭은 법적으로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쪽이 자기 의무를 어긴다고 해서 다른 쪽 의무를 저버려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상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별도의 절차로 해결해야 합니다.

 

조부모도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면접교섭이 부모에게만 인정되었지만, 2016년 법이 개정되면서 조부모에게도 길이 열렸습니다.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이 사망했거나, 질병·외국 거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이를 만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부모의 직계존속, 즉 조부모가 손자녀와의 면접교섭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이때도 법원은 아이의 의사와 관계, 청구 동기 등을 두루 살펴 판단합니다.

 

다만 절대적인 권리는 아닙니다

 

면접교섭권이 법으로 보장된다고 해서 무조건 관철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만남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되는 사정이 있다면 그 방식을 조정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모든 판단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의 복리가 놓입니다.

 

상대가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가장 답답한 상황이 정당한 이유 없이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때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 임의로 아이를 데려오는 자력구제입니다. 감정적으로 아이를 데려오면 오히려 본인이 형사처벌이나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정당한 방법은 법원을 통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면접교섭을 부당하게 방해하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그럼에도 따르지 않으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해 간접적으로 이행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양육비 미지급과 달리, 면접교섭 방해를 이유로 상대를 유치하는 감치 처분은 아이의 양육 공백 문제 때문에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면접교섭 방해는 나중에 친권자·양육자를 변경하는 심판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한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만남이 거부되었는지 그 내역을 꼼꼼히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부모 간 갈등이 너무 심해 아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충돌이 우려된다면, 법원이 면접교섭센터 같은 제3의 장소에서 전문가의 참관 아래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정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면접교섭은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권리이며 양육비와 맞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상대가 부당하게 막는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이행명령 등 법적 절차를 밟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결국 아이를 위하는 길입니다.


면접교섭이나 그 방해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대연 법률사무소의 다른 칼럼과 업무사례도 함께 살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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