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사실혼 배우자의 권리, 어디까지 인정될까 (재산분할·위자료·상속)

2026.07.28

사실혼 배우자의 권리, 어디까지 인정될까 (재산분할·위자료·상속)

혼인신고 없이 오래 함께 산 관계, 이른바 사실혼을 두고 극과 극의 오해가 존재합니다. 한쪽에서는 "서류상 부부가 아니니 헤어질 때 아무것도 못 받는다"고 생각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실질적으로 부부니 법률혼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여깁니다. 둘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사실혼이 무엇이고, 어디까지 인정되고 어디부터 인정되지 않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사실혼이란 무엇인가

 

사실혼은 단순히 함께 사는 것을 넘어,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실질적으로 부부로서 생활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인정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 부부로 살겠다는 혼인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사회 통념상 부부공동생활로 볼 만한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단순한 동거나 연애는 사실혼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헤어질 때는 이혼과 비슷하게 정리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사실혼을 정리하고 헤어지는 경우라면, 법률혼의 이혼과 상당히 비슷한 권리가 인정됩니다.

우선 함께 모은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혼인신고가 없어 형식적으로는 '이혼 소송'이 아니지만,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라는 형태로 사실상 같은 효과를 얻는 것이죠. 또 상대방이 외도나 폭력, 일방적인 가출처럼 정당한 이유 없이 사실혼을 부당하게 깨뜨린 경우에는,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사실혼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제3자에게 상간자 손해배상을 묻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녀 문제는 사실혼 여부와 무관해서, 친자관계만 확인되면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습니다. 우리 민법상 법정상속인이 되는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배우자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오래 부부처럼 살았어도, 상대가 사망하면 그 재산은 사실혼 배우자가 아니라 상대방의 부모나 형제자매 같은 법정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사망으로 사실혼이 끝난 경우에는 재산분할청구조차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사실혼이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해소된 경우에는 생존한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결과적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도, 재산분할도 받을 수 없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역설적인 상황이 됩니다. 살아 있을 때 사이가 틀어져 헤어지면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사랑하는 상대가 세상을 떠나면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미리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런 결과를 피하려면 생전에 준비를 해두어야 합니다. 상대에게 재산을 남기고 싶다면 유언으로 유증을 하거나 생전에 증여하는 방법, 사인증여 계약을 맺어두는 방법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다른 상속인들의 유류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는 상황에 맞게 신중히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사실혼은 살아 있는 동안 헤어질 때는 재산분할과 위자료가 인정되어 법률혼에 가깝게 보호받지만, 상속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법률상 배우자와 분명한 선이 그어집니다. 그래서 사실혼 관계라면 헤어짐뿐 아니라 사별의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사실혼으로 인정받는 것 자체가 다툼의 출발점이 되는 만큼, 부부로서 함께 생활했다는 사정을 입증할 자료를 평소에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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