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전업주부라서 못 받는다? — 이혼 재산분할, 오해부터 풀어봅시다

2026.07.28

전업주부라서 못 받는다? — 이혼 재산분할, 오해부터 풀어봅시다

이혼을 앞둔 전업주부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돈을 벌어온 건 남편이고 재산도 다 남편 명의인데, 나는 빈손으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이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지 알면 이 걱정의 상당 부분이 풀립니다.

 

재산분할은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것입니다

 

재산분할 제도의 본질은 부부가 혼인 중 함께 협력해 이룬 재산을 청산해 나누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누구 명의냐'가 아니라 '함께 이룬 재산이냐'입니다. 그래서 재산이 전부 남편 이름으로 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부부가 혼인생활을 함께 꾸리며 형성·유지한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 명의가 한쪽으로 몰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눌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도 '기여'입니다

 

그렇다면 소득이 없었던 전업주부는 어떨까요. 법원은 오래전부터 전업주부의 몫을 분명히 인정해 왔습니다. 대법원은 배우자가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등으로 내조해 상대방 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기여했다면, 그렇게 이룩된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집안 살림과 자녀 양육을 도맡아 남편이 바깥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것 자체가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평가된다는 것이죠.

 

실무에서는 전업주부의 경우 재산을 '만들어낸' 기여보다 재산을 '지켜낸' 기여, 즉 유지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녀 양육을 오랜 기간 전담했다면 그 기여는 결코 작게 평가되지 않습니다.

 

혼인 전 재산이나 상속받은 재산은 어떨까

 

물론 모든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쪽 배우자가 혼인 전부터 갖고 있었거나 혼인 중 상속·증여로 받은 이른바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여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상대 배우자가 그 재산이 줄어들지 않도록 지키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했거나 재산을 불리는 데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특유재산이라도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기여를 얼마나 입증하느냐'입니다.

 

바람을 피운 배우자도 재산분할은 받습니다

 

여기서 많이들 혼동하는 지점을 짚어야겠습니다. 재산분할은 잘잘못을 따지는 절차가 아니라 함께 모은 재산을 정리하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도 재산분할 자체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잘못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죠.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자체가 제한되는 문제는 앞선 칼럼에서 따로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받을 수 있나

 

기여도는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혼인 기간, 자녀 양육의 분담, 재산 형성에 관여한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사안마다 다르게 정해집니다. 다만 최근에는 오랜 세월 가정을 지켜온 전업주부의 기여를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이어서, 혼인 기간이 길수록 상당한 비율을 인정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가지 꼭 기억하실 것은 기한입니다. 재산분할 청구는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할 수 없으므로, 이혼과 재산분할을 함께 정리하거나 늦어도 그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전업주부라고 해서, 또 재산이 배우자 명의라고 해서 재산분할에서 불리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사와 양육으로 가정을 지탱해 온 기여가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여와 재산의 실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므로, 재산 명세와 혼인생활의 기록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혼과 재산분할을 앞두고 계신다면, 대연 법률사무소의 다른 칼럼과 업무사례도 함께 살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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