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과 양육권, 같은 말이 아닙니다 — 헷갈리는 둘의 차이
2026.07.28
이혼을 앞두고 "아이는 내가 키우기로 했으니 친권도 당연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친권과 양육권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고, 이혼할 때 각각 따로 정하게 됩니다. 둘을 혼동하면 정작 아이를 키우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짚어보겠습니다.
친권 — 자녀에 관한 '결정 권한'
친권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 대해 갖는 신분·재산상의 권리와 의무를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자녀를 보호하고 가르치는 것부터, 자녀 명의의 재산을 관리하고 자녀를 대리해 법률행위를 하는 것까지 포함하죠. 실생활에서 친권이 드러나는 장면은 이런 것들입니다. 자녀의 여권을 발급받거나, 은행 계좌를 만들고, 수술에 동의하거나, 진학·유학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친권자의 동의나 대리가 필요합니다.
양육권 — 실제로 '데리고 키우는' 권리
반면 양육권은 미성년 자녀를 곁에 두고 보호하며 키우는 권리와 의무를 말합니다. 아이와 함께 살면서 먹이고 입히고 일상을 돌보는, 말 그대로 '양육'에 관한 부분이죠. 그래서 양육권보다는 친권이 더 넓은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친권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양육이라는 부분이 들어 있는 셈입니다.
한 사람이 다 가질 수도, 나눠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혼할 때는 친권자와 양육자를 부모 중 한 사람으로 정할 수도 있고, 두 사람이 함께 갖도록 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친권자와 양육자를 서로 다른 부모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무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친권도 함께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양육은 하는데 친권이 상대방에게만 있다면, 앞서 말한 여권 발급이나 계좌 개설 같은 일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해서 불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친권자와 양육자가 다르게 지정되면, 친권의 효력은 양육에 관한 부분을 뺀 나머지에만 미치게 됩니다.
공동으로 갖는 건 어떨까
부모가 친권과 양육을 공동으로 갖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동양육이 바람직하려면 부모가 이혼 후에도 자녀 문제를 두고 원만하게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서로 자신을 단독 친권자·양육자로 지정해 달라고 다투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 의견을 조율해 협력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공동양육으로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므15534 판결). 갈등이 큰 상태에서의 공동양육은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나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자녀의 복리', 즉 무엇이 아이에게 가장 이로운가입니다. 부모가 협의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자녀의 나이와 성별, 부모와의 애착 관계, 각자의 양육 환경과 능력, 그리고 자녀 본인의 의사 등을 두루 살펴 결정합니다. 부모 어느 쪽에 유리한지가 아니라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지가 판단의 중심이라는 점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한 번 정해진 친권자·양육자도 이후 사정이 크게 바뀌어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친권은 자녀에 관한 폭넓은 결정 권한이고 양육권은 실제로 데리고 키우는 권리로, 이혼 시 각각 정해집니다.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면 친권까지 함께 확보해 두는 편이 여러모로 편리하고, 그 판단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의 복리가 있습니다. 친권·양육권은 양육비, 면접교섭과 함께 맞물려 정해지는 만큼 전체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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