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상해 피해, 형사처벌로 끝일까 — 치료비·위자료 민사 손해배상 청구
2026.07.30
폭행이나 상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가장 허탈해하는 순간이, 가해자가 벌금이나 징역을 선고받고 사건이 '끝났다'고 여겨질 때입니다. "가해자는 처벌받았는데, 정작 내가 낸 치료비와 겪은 고통은 누가 갚아주느냐"는 것이죠.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그 손해를 민사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는 완전히 다른 절차입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오해입니다. 형사 사건은 국가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처벌하는 절차이고, 민사 사건은 피해자가 자신이 입은 손해를 회복받는 절차입니다. 목적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벌금을 내거나 징역을 살더라도, 그 돈이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내 손해가 자동으로 배상되는 것도 아닙니다. 손해를 배상받으려면 피해자가 직접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민법 제750조, 제751조).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민사에서 받을 수 있는 손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실제로 지출한 치료비와 앞으로 들어갈 향후 치료비 같은 적극적 손해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다치는 바람에 일하지 못해 잃은 소득, 이른바 휴업손해와, 후유장해로 노동능력이 떨어져 입게 되는 일실수입 같은 소극적 손해가 있습니다. "일을 못 한 것까지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분이 많은데, 바로 이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상해의 정도, 치료 경과, 사건의 경위, 가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합의금을 받았으면 더는 못 받나요?"
형사합의금은 가해자가 처벌을 감경받기 위해 지급하는 성격이 강해서, 그 자체가 민사상 손해 전부를 정산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합의금을 받았더라도 부족한 손해를 민사로 추가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것은 합의서의 문구입니다. 합의서에 "이 사건과 관련해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거나 손해배상금을 모두 정산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으면, 이후 추가 청구가 제한되거나 받은 금액이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지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정도로만 적었다면 민사 청구는 별도로 남습니다. 그래서 합의서를 쓸 때는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배상명령'도 있습니다
가해자가 정식 재판을 받고 있다면, 별도의 민사소송을 내지 않고도 형사재판 절차 안에서 배상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해 등 일정한 범죄는 1심이나 2심의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어, 치료비 등을 비교적 간편하고 신속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해자가 벌금형으로 약식 처리된 경우에는 이 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우므로, 이때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놓치기 쉬운 소멸시효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하실 것은 기한입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행사하기 어려워집니다(민법 제766조). 합의를 시도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에도 이 기간은 자동으로 멈추지 않으므로, 협의가 길어질 것 같다면 시효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준비해 두어야 할 것
민사 청구의 성패는 결국 증거에 달려 있습니다. 진단서와 치료비 영수증, 소득을 증명할 자료,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미리 확보해 두어야 손해를 빠짐없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서로 몸싸움이 오간 쌍방폭행이라면 피해자에게도 일부 과실이 인정되어 배상액이 조정될 수 있으므로, 사건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치료비, 일하지 못한 손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형사와 별개로 민사를 통해 청구해야 비로소 회복됩니다. 다만 합의서의 범위와 소멸시효를 놓치면 정당한 배상을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증거를 갖춰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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