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점멸신호, '그냥 지나가면' 안 되는 이유

2026.07.27

점멸신호, '그냥 지나가면' 안 되는 이유

한적한 밤길이나 교통량이 적은 교차로에서 노란불이나 빨간불이 깜빡이는 점멸신호를 만나본 적 있으실 겁니다. "신호등이 고장 난 건가?" 싶어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많은데, 점멸신호도 엄연한 신호입니다. 특히 황색 점멸과 적색 점멸은 운전자가 지켜야 할 의무가 완전히 다르고, 사고가 났을 때 형사책임까지 갈립니다.

 

황색 점멸과 적색 점멸, 의무가 다릅니다

 

도로교통법은 두 점멸신호를 다르게 규정합니다(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6조 제2항 별표2).

 

황색 점멸(노란불 깜빡): 일시정지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다른 교통에 주의하면서 서행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적색 점멸(빨간불 깜빡): 정지선이나 교차로 직전에서 반드시 일시정지한 뒤, 안전을 확인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즉 교차로에서 황색 점멸 쪽 도로가 우선(주도로), 적색 점멸 쪽 도로가 양보(부도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적색 점멸 차량은 멈춰서 황색 점멸 차량을 먼저 보내야 합니다.

 

사고가 나면 — 여기서 형사책임이 갈립니다

 

이 차이가 결정적인 순간이 바로 사고가 났을 때입니다.

 

적색 점멸에서 일시정지하지 않고 진행하다 사고를 냈다면, 이는 신호위반에 해당합니다. 신호위반은 12대 중과실 중 하나이므로(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형법 제268조).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적색 점멸을 안 지켜 가해자가 됐다"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반면 황색 점멸은 일시정지 의무 자체가 없어, 그 위반만으로 곧바로 신호위반(12대 중과실)이 되지는 않습니다. 사망이나 중상해에 이르지 않았다면 종합보험으로 형사처벌이 면책될 수 있습니다. 다만 황색 점멸이라고 마음 놓아선 안 됩니다. '주의하며 서행할 의무'를 게을리했다면 안전운전의무 위반 등의 과실이 인정되어, 과실비율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사고가 없어도 위반은 위반입니다

 

적색 점멸을 무시하고 일시정지 없이 통과하면, 사고가 없더라도 신호위반으로 범칙금(승용차 6만 원)과 벌점(15점)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인단속카메라는 점멸신호에서 일시정지 여부까지 가려내지 못해 현장에서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블랙박스 신고나 경찰의 직접 단속으로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단속을 피했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나는 순간 형사책임으로 직결된다는 점이 진짜 위험입니다.

 

마무리

 

점멸신호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노란불 깜빡이면 주의하며 서행, 빨간불 깜빡이면 반드시 일단 멈춤. 특히 적색 점멸에서의 일시정지는 습관으로 만들어 두셔야 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이 한 번의 정지가 형사처벌과 과실비율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점멸신호 사고로 신호위반·과실 다툼이 생겼다면, 신호 상태와 사고의 인과관계를 두고 초기부터 블랙박스 등 증거를 확보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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