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성범죄로 억울하게 지목당했다면 — 무고죄 성립요건과 초기 대응

2026.07.29

성범죄로 억울하게 지목당했다면 — 무고죄 성립요건과 초기 대응

어느 날 갑자기 하지도 않은 성범죄로 고소를 당해 피의자 신분이 되면, 억울함과 당혹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됩니다. "결백하니 사실대로 말하면 풀리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성범죄 사건은 진술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억울하게 지목당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흔히 떠올리는 무고죄는 실제로 어떻게 성립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결백해도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목격자나 물증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당사자들의 진술이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되곤 합니다. 그래서 조사 초기에 당황한 나머지 사실과 다른 말을 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표현을 무심코 내뱉으면, 나중에 이를 바로잡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결백하다는 사실만 믿고 준비 없이 조사에 임했다가 오히려 상황이 꼬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진술거부권을 기억하세요

 

이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진술거부권입니다. 누구든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헌법 제12조 제2항), 수사기관은 조사에 앞서 이를 고지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모든 질문에 즉각 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답변이 정리되지 않았다면 신중하게 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사에 응하기 전에 변호인과 상담해 진술의 방향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세요

 

억울함을 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객관적 자료입니다. CCTV 영상, 메시지와 통화 기록, 위치 정보, 목격자 진술 등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최대한 이른 시점에 모아두어야 합니다. 반면 감정적으로 상대에게 연락하거나, 불리해 보이는 자료를 없애려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오히려 증거인멸 등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상대를 무고로 맞고소하면 되나요?"

 

억울한 지목을 당한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무고죄입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무거운 범죄입니다(형법 제156조).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오해를 짚어야 합니다. 내가 무혐의나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상대방이 무고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무혐의·무죄가 곧 무고는 아닙니다

 

대법원은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단지 신고 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증명만으로는 그것이 허위라고 단정해 무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나아가 신고 내용에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단지 정황을 과장한 정도라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무고죄가 인정되려면, 신고자가 그 내용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상대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반대로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믿고 신고한 경우에는 고의가 없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혐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성급하게 무고로 맞고소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성범죄로 억울하게 지목당했다면 결백을 자신하기에 앞서 초기 진술에 신중을 기하고, 진술거부권을 활용하며, 객관적 자료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고로 대응하는 문제는 그 요건이 까다로운 만큼 무혐의 이후 별도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억울할수록 감정이 아니라 전략이 필요한 사건인 만큼, 초기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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