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 안 돌려줄 때 대응하는 법
2026.08.03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대응하는 순서를 잘못 밟으면 오히려 세입자가 크게 불리해질 수 있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보증금을 안 돌려주면 그냥 이사 가야 하나요?"
가장 먼저 알아둘 것이 있습니다. 임대차가 끝났을 때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와 세입자의 집을 비워줄 의무는 서로 맞물린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그래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집을 비워주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세입자가 계속 그 집에 살면서 점유를 유지하면 대항력이 지켜져,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도록 압박하는 지렛대가 됩니다. 그러니 돈을 받기 전에 서둘러 짐부터 뺄 필요는 없습니다.
이사를 가야 한다면 —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문제는 사정상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장치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임대차가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는 임차주택 소재지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이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이미 확보해 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되고, 이후 이사를 나가 전입신고를 옮기더라도 그 권리를 잃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 등기를 하지 않은 채 먼저 이사를 가고 전입신고까지 옮겨버리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모두 잃어 보증금 회수가 극도로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사부터 하고 소송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반드시 임차권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에 이사를 가야 합니다. 참고로 임차권등기명령에 든 비용은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고,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세입자가 먼저 그 등기를 말소해 주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돈을 받아내는 절차
권리를 보전했다면 이제 실제로 보증금을 받아내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먼저 내용증명으로 계약이 종료되었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기록으로 남깁니다. 집주인이 이를 무시하면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데, 정식 소송보다 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해 다툼이 크지 않을 때 유용합니다. 다만 집주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소송으로 전환됩니다.
집주인이 "돈이 없다"고 한다면 — 경매
판결을 받았는데도 집주인이 버틴다면 강제집행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세입자는 확보한 집행권원을 근거로 임차주택에 대해 경매를 신청할 수 있고, 그 매각대금에서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권 순위에 따라 보증금을 배당받게 됩니다. 집주인의 다른 재산이 있다면 그에 대한 가압류와 강제집행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소송에 앞서 재산을 확보해 두는 것이 실제 회수의 관건이 됩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급하게 이사부터 나가기보다 동시이행 관계를 활용해 점유를 유지하고, 부득이 이사를 가야 한다면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을 먼저 마쳐야 합니다. 그 뒤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필요하면 경매까지 나아가는 것이 보증금을 지키는 길입니다. 순서 하나가 회수 여부를 가르는 만큼, 이사 계획이 있다면 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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