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상대가 이혼을 안 해줍니다 — 재판으로 이혼할 수 있는 6가지 사유
이혼을 결심했는데 배우자가 도무지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결국 법원에 이혼을 청구하는 재판상 이혼으로 가야 하는데, 이때는 감정이나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민법은 재판상 이혼이 가능한 경우를 여섯 가지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법이 정한 여섯 가지 사유 첫째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입니다. 여기서 부정행위는 단순히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부부의 정조의무에 어긋나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합니다. 이성과의 부적절한 만남이나 애정 표현도 정도에 따라 부정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악의의 유기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함께 살고 서로 부양하며 협조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상대를 내쫓거나 집을 나가버린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셋째와 넷째는 부당한 대우에 관한 것입니다.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셋째), 그리고 반대로 내 부모가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넷째)입니다. 여기서 '심히 부당한 대우'란 혼인 관계를 계속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게 느껴질 만한 폭행이나 학대, 중대한 모욕을 말합니다. 다섯째는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여섯 번째 사유가 가장 넓게 쓰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활용되는 것이 마지막 여섯째,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입니다. 앞의 다섯 가지에 딱 들어맞지 않더라도,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혼인을 계속하라고 강제하는 것이 한쪽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라면 이 조항으로 이혼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법원이 오랫동안 지켜온 판단 기준입니다. 성격 차이로 인한 극심한 갈등, 오랜 별거, 심각한 경제 문제나 도박, 지속적인 폭언·폭력, 장기간의 수감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파탄의 정도와 원인, 혼인을 이어갈 의사가 있는지, 혼인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나이, 이혼 후의 생활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단순한 불화나 일시적 감정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유가 있어도 놓치면 안 되는 '기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혼 사유가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하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부정행위가 있은 날부터 2년 안에 청구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그 사유로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또 부정행위를 미리 동의했거나 나중에 용서한 경우에도 이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사유가 이혼을 청구하는 시점까지 계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이런 기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 원인 제공자는 원칙적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실 것이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유로 혼인이 파탄되었더라도, 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스스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잘못한 사람이 상대를 일방적으로 내쫓는 결과를 막기 위한 것이죠. 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문제는 예외도 있고 다툼도 많아, 앞서 별도의 칼럼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정리하면, 상대가 이혼에 응하지 않더라도 법이 정한 여섯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재판을 통해 이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사유로 접근할지, 기한은 지났는지, 파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소송 전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차분히 정리해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이혼 소송을 앞두고 계신다면, 대연 법률사무소의 다른 칼럼과 업무사례도 함께 살펴봐 주세요.